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2020/04/26 21:58
최근에 만난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변화

코로나로 언택트 생활을 이어가던 중 어쩌다 보니 최근에 약속이 많이 잡히게 됐다. 오랜만에 봄 날도 만끽(사실 너무 춥다)하고 사람들도 만났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더랬다. 서로 다른 고민과 다양한 삶의 모습들이 신기하기도 하다.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이야기들이지만 익명으로 한 번 적어본다.

흰 머리 아저씨

최근들어 옆 머리 라인에 흰머리가 살고 있다. 새치로 태어나서 흰머리로 자리 잡았다. 아침 마다 씻은 후 확인할 때면 마음 한 켠이 아려온다. 내 이야기다. 다시 생각하니 또 슬프다.

똥손 사나이

최근 다시 주식을 시작했다. 역시나 크지 않은 금액으로. 욕심없이 조금씩 해보기로 한다. 시작하는 김에 해외주식도 거래했다. 2주가 지난 지금 10만원 정도 수익이 났다. 밥 값은 벌었으니 만족한다. 역시 내 이야기다.

운동쟁이 S

체육 관련 학과를 나와 운동이 좋아 업으로 삼고 살아오다가 이젠 다른 길을 찾기 위해 나섰다. 그 좋아하는 운동은 취미로만 즐기기로 결정을 했단다. 아무렴 좋아하는 일로 먹고 살기가 쉽지는 않다. 너무나 슬픈 현실이다.
아무 대책없이 일단 밖으로 나온다고 한다. 힘들겠지만 그래도 근성있는 사람들은 뭐라도 해내겠지.
뭔가를 시작하기에 늦은 시기란 없다고 한다. 잘 되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사랑꾼 H

적지 않은 나이긴 하다. 처음 볼 때 부터 부단히 노력을 하던 사내였다. 관심사도 연애와 결혼이 주였는데, 드디어 결혼을 한다는 소식을 들려왔다. 올해를 목표로 한다더니 정말로 해냈다.
독특하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혼식을 갈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역시나 진심으로 축하한다.

주당 J

가끔씩 모임에서 술을 같이 마실 때 마다 “전 술 자주 안먹어요”를 외치면서 잔뜩 먹고 혼자 멀쩡히 막차를 타러가는 치위생사 J양. 소식을 건네 들을 때도 항상 전날 숙취로 고생을 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며칠 전 저녁 모임에도 나오지 않아 물어보니 전날 소주 4병을 드링킹 했단다. 대단하다. 자주의 개념이 나와는 다른 것 같다.
참고로 치과에서 불필요하게 입을 계속 헹구게하고 자리에서 사라지는 치위생사는 조심하자. 스케일링하다 유독 피가 많이 난 원인은 약한 잇몸이 아니라 그녀의 숙취일 수 있다.

디자이너 S

직업이 디자이너라 그런지 이모티콘도 그리고 티셔츠도 만들고 이것저것 굿즈도 만든다. 열심히 사는 S양은 생각외로 병에 자주 걸린단다. 오랜만에 점심을 함께하러 만나니 그날 오전에도 휴가를 냈단다. 사유는 “출근을 할 수 없는 병에 걸린 것 같아요” 였다고. 나도 자주 걸리는 병이긴 한데, 그 때마다 휴가를 쓰면 휴가가 남아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