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선이라는 단어를 듯고 여러가지 선에 대하여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한자로 선(善)을 의미할 수도 있고, 물리적인 특히 인체의 선(아름다움)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기준이나 한계를 의미하기도 한다.(보통 선을 넘었다 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다양하다. 그 만큼 나와 다른 사람도, 다른 모습도 많다는 의미이다. 나만해도 어제와 오늘,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나와 남을 비교하면 오죽할까.
이런 세상에서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너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지나치면서. 그러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나와 다른 모습 또는 성향의 사람도 마주치게 된다. 이 다름의 정도와 나의 선(기준)에 따라 우리는 둘 도 없는 사이가 되기도 혹은 다시 보지 않을 적대적인 사이가 되기도 한다.
개인 적인 선의 정도를 너비로, 타인의 선을 받아드리는 정도를 선의 높이로 표현해보자.
난 개인적으로 선이 대부분 좁고 낮은 편이다. 선이 좁다는 걸 다른 말로 해석하면 호불호가 뚜렷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선택 장애가 있다. 하지만 선이 낮기 때문에 다른 선들을 잘 받아드리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지향하는 두 가지 중의 하나가 다양성이기도 하다.(다른 하나는 미니멀리즘이다) 물론 내가 정한 혹은 가지고 있는 어떤 선들은 아주 넓기도 혹은 높기도 하다. 물론 그것들은 변한다. 더 납득할 혹은 그럴듯한 무언가가 생겼다면.
반면 어떤 사람들은 아주 넓고 높은 선들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모든 상황, 모든 일들에 대해서 판단하거나 결정할 기준이 있고 그렇게 행동한다. 또한 자신이 선호하는 바가 분명하기 때문에 비슷한 사람들과 함께하면 너무나 행복할 수 있다.
선이 넓거나 좁은 것은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다. 문제는 거의 높이에서 발생한다. 다른 말로하면 이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도 어릴 때는 선이 아주 높은 사람이었다. 나와 다르거나, 내 맘에 들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나도 싫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선들도 바뀌고 높이도 낮아졌다. 그래야만 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선을 넘어오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너무나도 싫었고 힘들었기 때문에. 그러면서 깨달았던 것 같다. 항상 옳은 것은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누구나 선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때론 선이 없거나 너무 좁은 경우도 문제가 된다. 더구나 이건 누군가와의 관계가 아니라 스스로 문제에 빠진다. 내가 그런 편이다. 선이 필요한 경우 없는 선을 만들다가 제 풀에 지쳐버린다고나 할까. 그리고 주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당연히 좋은 영향은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선이 넓은 사람들이 부럽다. 나 스스로가 답답할 때가 많으니. 하지만 그렇다고 선들을 쉽게 쉽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물론 그렇게 되지도 않지만. 이건 나이의 문제도 아닌 것 같다. 난 나이가 들면 변할 줄 알았으니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내 확고한 선 중에 하나는 인생엔 정답이 없고, 세상에 완벽은 없으며, 100%는 디지털 세상에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전에 적어놓은 이 글을 보고 누군가 나에게 댓글을 남겼다. 인생에 정답이 없다면, 니가 적은 그 말 또한 정답이 될 수 없다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다시 난 생각했다. 역시 정답은 없구나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