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know
2020/08/30 20:36
참을 수 없는 거짓말의 유혹
#book#리아 헤이거 코헨

제목(I don’t know)만 봐서는 내용을 짐작할 수 없는 책이다. 우연히 누군가 추천한다는 글을 보고(더구나 얇기까지해서) 선택을 했다. 이 책은 거짓말, 더 정확히는 모르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다.

과연 ‘모른다’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작가는 모른다고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혼자 마음을 졸였다는 자신의 대학원 시절을 말하며 시작한다. 아마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나 많은 경험이 있었던 것 같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안다고 했을 때 자신의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되거나 사회적인 분위기에 따라 모른다고 하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낄 때 거짓말을 한다. 마찬가지로 이런 거짓말도 두려움 때문인데, 관계의 소원에 대한 두려움과 무지의 혼돈 속으로 발을 내딛는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이런 두려움은 선척적인 것이 아니라고 한다.

작가는 모른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경우를 더 위험한 문제라고 한다. 모르는 것을 인식하고 바로잡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허위자백1과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연구2를 언급하며 이런 것들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쉽게 바뀌고, 신뢰할 수 없으며,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것인지 말한다.

아는 것이 많을 수록 혹은 그렇다고 기대될 수록 모른다고 말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과는 반대로 모른다는 것을 인정할 수록 오히려 더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든다.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외부의 것들을 수용한다는 의미이고, 상대방을 받아드린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두려움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다.

시야를 넓혀보면 우주속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과 시간, 그리고 나라는 존재는 한없이 작아진다. 또한 인간은 태어나면 어느 순간에는 죽게 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것은 아무리 해도 겨우 티끌에 불과하고 언제가 죽는 다는 생각을 하면 그런 두려움들은 떨쳐낼 수가 있다.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출간된지도 오래되고 분량도 많지 않지만 여러 생각을 하게 해주는 추천할 만 한 책이었다. 책에 나왔던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진실을 말하는 것이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 되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