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8권에 이르는 달빛조각사를 완독하고, 다음으로 경제 관련 책을 읽어볼까 싶어 쉬울 듯한 책들 중에 빚 권하는 사회에서 부자되는 법
이라는 책을 골라봤다. 출간된지는 좀 지났지만 평이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카카오페이지에 있었기 때문에 읽어보기로 했다.
사실 책 소개도 그렇고 내용 자체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워낙 쉽게 쓰여진 내용이다 보니 어느정도 관심만 있다면 이미 알고 있거나 들어봤을 법한 내용들이었다. 그래도 다른 책들을 읽기 전에 워밍업으로는 나쁘지 않았고, 다시 경제관념을 잡아보는 정도로는 괜찮았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빚(대출)과 재테크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시작엔 간략하게 빚의 기원(?)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무려 5,000여 년 전 메소포타미아 시대에 빚이 시작되었다니 놀랍기도 했지만 역시나 하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저자도 말했지만 이렇게 5,0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진화해 온 빚에 사람들이 쉽게 현혹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더구나 적든 많든 일상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다 보니 빚을 통제하고 관리하는건 무엇보다 중요하다. 책은 빚에 대한 설명부터 빚을 조절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조금더 나은 빚을 지는 방법 그리고 빚테크까지 내용이 이어진다.
우리가 빚을 지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더 큰 돈을 벌기 위한 투자와 강한 소비유혹이라고 말한다. 같은 의미로 난 채우지 못하는 자기 만족과 욕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자연인1 같은 삶에도 만족을 느끼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누군가는 서울에 있는 아파트에 살면서 매년 해외여행을 다니지만 더 많은 것을 원하고 만족하지 못하며 살아간다. 웰빙이니 욜로니 하는 말들만 봐도 이제는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던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생각보다 세상이 잘 살게 되었다는 어떤 책의 내용처럼 사람들은 지금 보다 더 잘 먹고 잘 사는데 관심이 있고 욕심을 부리고 있다. 물론 이게 잘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욕심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주변의 분위기가 그렇다보니 내 수준을 넘어서는 과한 욕심은 문제가 된다. 책에서 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
2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이처럼 작은 것을 원하던 사람이 이루게 되면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욕심을 부리게 되면서 결국엔 처음 원하던 것 조차 얻지 못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표적인 예로 집을 든다. 집을 살 때 빌린 돈은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 봐야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집 값이 지속적으로 올랐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으나 이제는 자산 가격의 상승기가 끝나가고 있어 빚을 내서 투자하고 돈을 버는 시기는 끝나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책이 쓰여진건 2016년이고 3년이 지난 지금도 돈이 돈을 버는 시대는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도 집이 아닐까 않을까 싶다. 소위 말하는 금수저가 아닌 이상 서울에서 내집 마련을 한다는 것은 빚을 내더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최대한의 빚을 내고 집을 사기 위해 노력한다. 그렇게 몇 년을 버티면 집 값은 올라왔다. 주변에서 평범한 월급쟁이가 월급만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집 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흔하게 들리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는 일다(저자도 블랙스완에 대비하라고 언급하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되는 빚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건 필수적인 일이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반적인 내용이지만 책에 나온 몇가지를 정리해 본다. 대부분 어느정도 관심만 있다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다.
- 대출 리스트를 작성한다. 규모, 만기, 금리, 월 상환액 등을 정확하게 표시한다.
- 대출 릿트를 기반으로 만기를 파악해서 감당할 수준인지 검토한다. 권장 대출 한도 13%, 안전 대출 한도 30%를 넘지 말아라.(나이가 들수록 낮춰야 한다.)
- 절대 연체는 금물이다.
- 만기가 가까운, 부담이 큰 대출을 먼저 정리한다.
- 2금융권 보단 은행을, 그보단 정부지원 대출을 확인해라. 등등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현재에 만족하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욕심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론적인 내용들이야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관련된 정보들은 넘쳐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실행을 못하는 이유는 욕심은 줄이지 않은채 빚만 줄이려고 하기 때문인 듯 싶다. 마치 적게 일하고 많은 돈을 벌고 싶은 심리랄까.(물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미래에 대한 불가능한 욕심을 가질 수록 현재에 만족하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되는 것 같다.
아직 완독하지는 못했지만 읽으면서 관심이 좀 더 생기고 내 스스로도 생각을 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물론 모두 내려놓고 현재에 만족하기란 쉽지 않았지만,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조금 줄이고 현재를 충실하게 즐기면서 살아가보자는 다짐을 해본다.
1 비유적인 표현이다. 정말로 그 사람들 중에 진짜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 지는 의문이다.
2 작은 땅을 원하던 주인공이 악마를 소원을 이루게 되자 만족하지 못하고 더 큰 땅을 원한다. 그리고 해 뜰 때부터 해 질 때까지 걸어 돌아온 만큼의 땅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탐욕에 빠져 앞으로만 가다가 뒤늦게 깨닫고 열심히 뛰어 들어왔지만 결국 피를 토하고 죽어버린다. 그리고 악마는 그 죽음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라는 이야기라고 한다.